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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. 생각. 단편.    - 시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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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화속 한 장면
[일상 | 2008/10/12 21:06]
사람이 붐비는 지하철 퇴근길.
한 남자가 지하철에 올라 타서 자리를 잡자고 서자 마침 그 앞자리에 앉아있던 승객이 내릴 준비를 한다.
남자는 그 승객이 일어나자 마자 잽싸게 엉덩이를 밀어 넣어 자리를 차지하고서 자세를 편하게 고치고는 이내 눈을 감는다.
한 정거장, 두 정거장, ... 몇 정거장이 지나는동안 옆 자리의 사람들이 바뀌어가지만 남자는 아무 관심이 없다.
또 다시 몇 정거장이 지나고 문득 묘한 감각이 오른쪽 어깨를 자극한다.
가벼운 무게감과 함께 살며시 다가오는 온기.
게다가 열차가 흔들릴 때마다 살랑살랑 코끝을 간지르는 은은한 향기.
남자에게 이 감각이 낮설지만은 않다 왠지 모를 아련한 느낌이 든다.
단지 아득한 기억속에서 희미하게 떠오를 뿐이다.
어깨를 누르던 무게는 조금씩 무거워지더니 어느새 남자는 오른쪽 어깨를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.
이윽고 남자는 눈을 떴다.
오른쪽 어깨 위에는 검은 머릿결이 스르르 흘러내려있고 어느새 열차는 꽤나 한산해져있다.
하지만 남자는 조금도 움질일 수 없다. 아니, 움직이고 싶지 않은걸까?
차창 밖으로 지나는 풍경은 이제 곧 종점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사람들은 모두 짐을 챙긴다.
한 남자와 한 여자만을 빼고.
종점에 다다르자 문이 열리고 사람들은 발길을 재촉한다.
사람들이 내리는 것을 확인한 남자는 조심히 손을 들어 무릎 위에 놓여진 여자의 팔을 톡 건드린다.
"저기..."
조금 움찔하는 반응. 꿈을 꾸고있었던걸까?
"저, 종점인데... 내리셔야죠."
여자는 아직 잠이 덜 깬 듯 어께에 놓인 머리를 들어 앞으로 살짝 숙이고 손으로 얼굴을 만진다.
남자는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열차 밖으로 걸어나가고, 여자도 곧이어 열차에서 내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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